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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 주인 이대곤 | (2004-06-05 10:14:56, 번호: 692, 조회: 55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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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계사상] 인간과 자연 |
[퇴계 사상]
인간과 자연
퇴계에 있어서 모든 존재는 理. 氣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有形한 물질적 존재에서 보면 사물의 形質은 氣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形質 속에 理가 부여되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상적 자연의 세계는 크게 보면 하나는 이. 기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天. 地와 인간과 사물을 포함하는 우주적 존재요. 다른 하나는 인간과 구별되는 물질적 사물의 존재라 할 수 있다. 퇴계는 이 두 가지 자연의 세계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 분별하여 이해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우주적 존재로서 자연을 氣의 陰陽. 五行에 따른 만물의 형성과정과 그 속에 작용하고 있는 理의 역할로 이해한다. 그는 만물의 다양성이 발생되는 과정으로서 하늘의 생성현상은 그 다양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운 생각(私意)이 없는 至公無私한 자연의 생성과정으로 본다. 곧 "天道는 지극히 공정하나. 그 부여함에 있어 순수하고 駁雜함이 동일하지 않음은 그 사이에 私意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음양과 오행의 氣가 운행하고 교착하여 오르내리고 왕래함에 어지럽게 얽히고 뒤섞여서 그 단서가 천만 갈래이므로 그 오묘하게 응결하여 만물을 생성하는 즈음에 만나는 바의 氣가 스스로 순수하거나 駁雜하고, 간사함이나 정직함의 차이가 없을 수 없다.
비록 천지의 造化일지라도 그에 대해서 어찌할 수 없다." 고 하여, 음양. 오행의 기가 조합되는 무수한 다양성에 따라 우주적 자연 속에 인간을 포함한 만물의 다양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함으로써, 天의 의지가 개체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임을 확인한다.
또한 그는 이러한 자연 속에서 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으로서 天-理를 形而上의 '道' 라하고, 생성된 形氣를 가진 사물을 形而下의 '器' 라 구분하면서, "무릇 모양과 形氣를 갖추어 우주 안에 가득 찬 것은 모두 器이고, 그 갖추어 있는 이치는 道이다. 道는 器를 떠나지 않지만 어떤 形影을 지적할 수 없으므로 그 것을 일러 '형이상' 이라 하고, 器도 도를 떠나지 않는데 형상이 있어 말할 수 있으므로 '형이하' 라 한다." 고 하여, 道와 器 내지 理와 氣는 서로 떠날 수 없는 것이지만 形象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道. 器로 나누고 形而上. 形而下로 구분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그는 우주의 생성 질서를 주도하는 形而上의 道 곧 자연으로서 天道 내지 天地는 활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는 변화의 주체로서 활동하는 것임을 밝힌다. 곧 "天地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면서도 그 자취를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러므로 사계절이 저절로 운행되고 만물이 저절로 자라나는 것이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변화하는 것이다. 聖人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변화하는 것도 이와 같다." 고 하여, 四時가 바뀌어 가고 만물이 생성하는 자연의 드러난 변화현상의 뒤에 비록 활동하는 자취는 없지만 자연현상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주체로서 天道-天地를 확인하고 있다.
퇴계는 우주의 생성현상에서 바탕을 이루는 氣의 개념에 대해 氣와 質을 구분하여 해명하고, "하늘에서 유행하는 것은 氣이고, 땅에 갖추어진 것은 質이다. 氣質 속에는 반드시 所以然의 理가 있으니 이것이 性이다. 물이 젖어 내리고 불이 타오르는 것은 氣質의 性이다. 그러나 별도로 하나의 性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이 理가 氣 가운데 있으면서 이 사물이 性이 되면 그 氣를 따서 달라지는 것이니 이 때문에 모든 사물이 각각 하나의 性을 지닌다." 고 하여, 사물의 개체적 氣質에 내재된 性의 보편성과 개체성을 분석하고 있다. 곧 그는 氣를 형체가 없는 하늘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質을 형체가 있는 땅(사물)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제시함으로써, 氣에서 質로 물질적 형체화하는 단계를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性은 理로서 氣質과 形象을 가진 사물의 개체성에 갇혀 있지 않은 보편적 존재로서 '本然之性' 이지만, 사물의 기질에 내재하여 그 개체적 특성을 드러내는 '氣質之性'의 측면도 있음을 주목하였다.
또한 그는 "氣는 俗言의 氣運과 같고 質은 俗言의 形質과 같다." 고 하여, 氣와 質을 氣運과 形質로 구체화시켜 설명하면서, "사람과 사물이 태어나는 처음에는 氣가 質을 이루고, 태어난 뒤에는 氣는 質 가운데 운행한다." 고 하여, 氣와 質이 사람과 사물에서 작용하는 양상에 대해 처음 태어날 때의 경우 氣가 質로 形象化하는 작용을 하는 과정을 거쳐 태어난 이후 살아가는 과정에서는 質속에서 氣가 작용하는 것이라 하여, 氣의 능동성과 質의 피동성을 구분하였다. 그는 특히 인간에게 부여된 氣. 質의 淸. 濁과 粹. 駁의 차이에 따라 聖人과 衆人이 知. 行에서 차이가 나는 것임을 해명하여, "무릇 호흡과 운동은 氣인데, 사람은 누구나 다 이 氣를 갖고있으나, 聖人은 알 수 있어도 衆人은 알지 못하는 것은 氣의 淸濁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耳目 형체는 質인데, 사람은 누구나 다 이 質을 갖고 있으나, 聖人은 행할 수 있고 衆人은 행할 수 없는 것은 質의 순수하구 잡박함이 갖지 않기 때문이다." 고 하여, 맑고 순수한 氣質을 타고난 聖人은 지각능력과 실행능력이 탁월하지만, 흐리고 잡박한 氣質을 타고난 衆人은 지각능력과 실행능력이 우둔함을 지적하여, 聖人과 衆人의 차이로서 그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氣質의 자연 조건을 중시하고 있다.
인간과 사물은 氣質로 이루어지고 天-理에서 性이 부여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나, 그 氣質의 淸.濁, 粹,駁 에 따른 차이에서 뚜렷이 차별화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퇴계에 있어서 관심의 중심은 인간의 사물에 대한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는 張橫渠의 '西銘'에서 "天地에 가득 차 있는 것은 나의 몸이요, 天地가 主宰하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天地之塞, 吾其體, 天地之帥, 吾其性) 고 언급한 뜻을 '나와 천지만물의 이치가 본래 하나인 까닭을 미루어 밝힌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곧 그는 천지만물을 나와 한 몸으로 일체화시킴으로써, 모든 인간이 나에게 형제(同胞)가 되고, 만물은 나와 일족(與)이 되는 물아일체의 세계와 宇宙一家의 친족적 관계를 수용하고 있다.
또한 그는 '西銘'에 대해, "人의 體를 그려 내고 그로써 有我의 私를 깨뜨리고 無我의 公을 크게 열어주어, 그 완고하기가 돌과 같은 마음으로 하여금 融化하여 환히 트이게 하고, 사물과 나 사이에 간격이 없게 해서, 조그만 私意도 그 사이에 용납함이 없게 하였으니, 천지만물이 한 집안이 되고 온 나라가 한사람처럼 되어서, 남의 괴로움과 아픔을 내 몸에 절실히 느끼게 되면 人道를 얻을 수 있다." 고 하여, 고립된 '작은 나(有我)로서 '私'를 깨뜨리고 함께 어울린 '큰 나(無我)로서 '公'을 열어 사물과 나 사이에 단절이 없는 物我一體의 실현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한 마디로 仁을 발휘함으로써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나아가고 마침내 만물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시켜 나와 우주와 만물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는 '體仁的 物我一體說'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사물과 나를 혼동하여 '사물을 나로 보는(認物爲己) 오류를 지적하였으니, 그의 物娥一體的 자연관은 物과 我의 분별이 엄연하게 살아있으면서 나의 사랑이 흘러 넘쳐 物을 나와 同類로 인식하여 一體로 끌어들이는 것이요, 仁의 성숙을 통해 실현되는 새로운 物.我관계의 자연관이라 할 수 있다.
퇴계의 삶과 철학 중에서 발췌
금장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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