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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 김찬중 | (2004-09-23 07:57:14, 번호: 760, 조회: 6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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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민지배의 후유증과 우리나라 지배계층( 펌) |
식민지배의 후유증과 우리나라 지배계층
By 최용식
언젠가, 식민지배의 많은 후유증 중에서도 기록문화라는 우리 민족의 훌륭한 역사적 유산이 사라진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것보다 훨씬 심각한 후유증이 하나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 지배계층의 상당 부분이 일제에 부역했던 자들과 이들의 후광으로 성장한 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한번 따져보자.
일제부역자들은 오직 자신의 영달과 부귀영화만을 위하여 민족을 배반한 자들이다. 해방 후에는 미국군정에 재빠르게 영합하여 자신의 지위를 공고하게 했으며, 일제 하에서 저지른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독립투사들은 물론이고 이웃의 선량한 양민들까지 좌익으로 몰아 학살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이런 사실은 우리 현대사가 증명하고 있다. 폐해가 이것으로 그쳤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다음과 같은 면에서 더 심각한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옛말에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실제로 번영하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유능한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데에 만전을 기한다. 역사를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세계역사상 가장 치열한 쟁패가 벌어졌던 때는 아마 중국 춘추전국시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500년 동안 백수십개 나라가 먹고 먹혔으니 그 정도를 짐작할 만 할 것이다. 이 시대에 지금의 미국과 같은 패권국가가 다섯 있었는데(춘추5패라 부른다), 이 나라들은 한결같이 인재추천이 특히 활발했었다. 인재를 추천하는 자를 가장 높이 평가했고, 추천으로 기용한 자가 죄를 짓거나 실적이 시원치 않을 때는 추천한 자도 그에 상응하는 처벌과 불이익을 당하게 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어떠했던가? 미군정 때부터 우리나라 지배계층을 다시 형성하게 된 일제부역자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덮고,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영원히 지속시키기 위해서 혈안이 되었을 뿐이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아니라,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자신들의 안위에 위협이 될만한 사람들은 싹부터 자르곤 했다. 우리나라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정치계, 관계, 군대, 학계, 언론계 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는, 조상의 친일부역행위 등을 포함한 결정적인 약점이 없는 사람은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 되기가 어려운 때도 있었다. 정통성이 없는 정권으로서는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 저항할 경우까지 대비해야 했을 것이다. 관계에서도 기득권을 이미 쌓아둔 친일부역자들의 적극적인 추천이 없으면 출세하기가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 실제로 장차관까지 오른 사람들 중에는 누구누구의 자식이거나 사위인 경우가 꽤 많았다. 군대에서도 일본군 출신들이 득세했다. 이들이 어떤 후배들을 키웠을 것인가는 쉽게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학계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소위 일류대학의 교수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친일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다. 친일부역자들이 학계의 권력층을 형성하였고, 이들의 분노를 사면 학계에 발도 못 붙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친일문제를 거론했다고 서울대 교수직에서 해임 당한 분이 있었다. 최근 서울대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와 양동휴 교수가 일으킨 파문도 그 연원이 여기에 있다.
언론계는 두 말 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친일문제만 대두하면 우리나라 여론을 선도한다는 일류 신문들이 핏발을 세우고 대드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신문들의 편집회의에서 실제로 오가는 얘기를 국민들이 직접 들으면 경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어떤 신문의 고위간부가 말했다던 '경기가 살아나서 큰일이다'라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전한다.
그러나 이런 자세는 정말 아니다.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큰다. 그래야 민족의 장래가 밝아진다. 물론 이것을 친일부역행위자들의 후원으로 성장한 우리나라 기득권층에게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기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식민지배의 후유증으로서 이 점을 새삼스럽게 거론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해 파당이나 만들게 해서는 안 된다. 누가 인재를 추천하였는가, 추천한 인재가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가, 우수한 인재를 추천한 사람은 누구이고 불량한 인재를 추천한 사람은 누구인가 등을 따질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참여정부의 다면평가제도는 기득권 세력을 강화시킬 뿐이다. 그리고 기회주의자를 양성할 뿐이다. 윗사람이나 아랫사람 심지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겠는가? 줏대 없고, 시류에 영합하고, 인기에 연연하고, 아부에나 능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우리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지금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소비자는 소득이 늘어도 소비하지 않으며, 기업은 이익이 늘어도 생산과 투자 그리고 고용을 늘리지 않고 있는 것이 현 경기부진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과 부총리만 나서고 있을 뿐, 경제부처 관료들은 물론이고 청와대 경제참모들조차 뒷짐을 지고 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겠는가? 다면평가로 사람을 기용했기 때문에, 언론의 눈치나 보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점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일제부역자들은 오직 자신의 영달과 부귀만을 위하여 민족을 배반한 자들이다. 이들의 후광으로 성장한 현재의 지배계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지배계층도 민족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오직 자신의 영달과 부귀만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풍토가 씻어질 수 있겠는가? 다면평가는 이런 풍토를 더욱 강화시킬 뿐이다. 새로운 인사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래야 민족과 나라가 산다.
★ 2004.9.23일에 덧붙이는 글
송하비결 문구에 碩鼠危旅라는 문구가 있다. 남송 선생이 이 문구를 해석하기를 러시아의 행동이 한국에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라고 한바가 있는데, 이는 일부 맞는 바가 있을 지라도 나로서는 동의할 수가 없는 해석이라고 보는 바, 현재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로 봤을 때는 우리에게 잠재적으로 가장 해롭게 할 나라는 지나나 일본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나라의 음흉한 행동을 견제하고 안정시킬 나라는 바로 러시아라고 말하고 싶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러시아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회로 진행하여 가고 있는 도중에서 경제발전을 제일화두로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런 점에서 통일한국과 이해가 가장 잘 맞아떨어질 면이 많다고 본다. 물론 나는 전략가는 아니지만 대국적인 안목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또는 러시아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백인종인데, 황인종인 한국인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상호 끝까지 협력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할 사람이 있을 줄 안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긴박한 격변의 기간이 될 것이니, 러시아와 잘 사귀어 놓으면 많은 도움이 될 줄로 안다.
결론, 석서위려碩鼠危旅는 최용식님이 지적한 대로 석서라는 자들이 현재 주로 기득권층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정통 한민족혼을 망각하고 기득권을 계속해서 대대로 누리자는 생각으로 힘센 외세에 의존하며 안일하게 자기(세력)만을 위하고 주인이 아닌 손님의 행태를 취하는 것이 한국(민족)을 아주 위태롭게 하는 것을 이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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